2008년 6월, 서울에서 (...)

92년 장마, 종로에서
정태춘/박은옥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 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마리
건너 빌딩에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가 내리면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섰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우워 워어 워~~ 워우워어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 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 가는 구나
워~~ 워 워어워~~ 워~~ 워 워어워~~

(간주)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쯤에선 모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공단과 봉천동 북편산 동네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 훠이훠얼 훠~~이 훠이훠얼

빨간 신호등에 멈쳐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길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무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높이

훠~~이 훠이훠얼 훠~~이 훠이훠얼
훠~~이 훠얼훨 훠~~이 훠얼헐
훨훨훨훨훨


이 노래는 '정태춘/박은옥 6집 - 92년 장마, 종로에서'(현재는 보통 '8집'이라고 하더군요.)에 수록된 동명의 타이틀 곡입니다.
이 앨범을 처음 발매하였을 때, 당시 모든 음반이 '반드시' 받도록 되어 있던 사전심의를 무시하고 발매하였다가, 헌법재판소에 '사전심의'의 위헌성을 묻는 위헌심판에서 위헌 판정을 받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노래입니다.

갑자기 이 노래는 왜 올리냐고요?

1. 한국에도 웬디스가 있긴 했구나....

- 2008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웬디스'라는 이름의 프랜차이즈 지점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 가나다에는 깔렸지요. 잘 보면 마꾸도나루도(?)보다도 많은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전 웬디스 안 좋아합니다. 계열사인 팀 호튼은 상당히 좋아하지만...)

2. 직격물대포.

- ...2MB 니가 뒤질랜드 가고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이러다가 망월동 3묘역에 무덤 하나 느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by 보바도사 | 2008/06/01 07:28 | 신변잡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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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아사 at 2008/06/02 03:52
웬디스가 옛날엔 있었어요. 80년대에서 90년대초. 지금은 철수한 브랜드죠. 그외에도 크노르라던지, 몇몇 유명업체들이 80년대에 꽤 호황이었죠.
Commented by 보바도사 at 2008/06/02 08:54
아, 있긴 있었군요. 제가 서울구경 첨 해 본 게 2000년(고3, 지리올림피아드 시험보러 서울대 습격)이니... IMF 전후로 해서 없어졌다고 보면 되나요, 아니면 좀 더 빨리?
Commented by 보바도사 at 2008/06/02 09:03
참고로 광주는 맥도날드 지점 처음으로 들어선 게 98년인가 그럴 겁니다. 충장로 충파 옆엔가에 처음 들어선 이후 10년동안... 10개가 안되긴 합니다만 뭐... 광주는 력사적인 문제(?)도 있고, 시장이 엄청 좁다는 것도 있고 해서 외산 브랜드는 찾기가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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